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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성철•최경진•황현철•김판수•민정기(삼성전자) 씨

▲ (왼쪽부터) 김성철·최경진·황현철·김판수·민정기(삼성전자) 씨

“정말? 쌍둥이 아빠들이 그렇게 많다고?”

삼성전자의 약 40명 규모 부서에 쌍둥이 자녀를 둔 임직원이 다섯 명이나 있다는 제보 한 통. 아이들은 친구 같은 형제, 자매, 남매가 있어 좋고, 엄마 아빠는 천사 같은 아이 둘을 동시에 만날 수 있어 더 좋은 쌍둥이 가족. 미숙아 출생기부터 쌍둥이 아빠들의 업무 이야기까지, 두 배로 더 기쁘고, 두 배로 더 힘들었던 쌍둥이 아빠들의 ‘생생 육아’ 스토리를 뉴스룸에 담아봤다.


첫 번째 쌍둥이 아빠 황현철 씨, “태어난 지 한 달, 지금은 출산휴가 중”

황현철 씨는 쌍둥이 아빠 중 경력으로 치자면 막내다. 지난달 쌍둥이 남매가 태어났다. 쌍둥이 아빠 선배들이 부서에 많아 왠지 든든하다는 황현철 씨. 그는 회사 제도 따라 ‘아빠 출산휴가’ 중이다. 황현철 씨는 “4살 큰아이가 있는데, 이번에 쌍둥이가 태어났다. 세 아이 아빠가 돼 얼떨떨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며 “쌍둥이 육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출산휴가를 내고 아내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쌍둥이 아빠 김판수 씨, “쌍둥이 아빠가 회식이 웬 말!”

김판수 씨는 4살 남매 쌍둥이 아빠다. 아이들이 태어났던 해엔 아내와 함께 육아에 집중하느라 저녁 모임을 일체 없앴다. 자녀들이 3살 되던 해부턴 어린이집에 보냈고, 그제야 부모도 약간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이젠 한 달에 한두 번가량 아내와 번갈아 가며 저녁 일정을 잡는다고. 김판수 씨는 “양가 조부모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자녀들은 부모가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 ‘아빠 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배로 힘든 쌍둥이 자녀 육아지만 기쁨은 두 배 이상”이라며 “요즘은 아들과 딸의 각기 다른 성향에 맞게 육아하는 방법을 공부 중”이라고 전했다.

세 번째 쌍둥이 아빠 최경진 씨, “5살 쌍둥이 남매, 서로 이름 부르며 친구처럼 성장”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받았을 질문, “누가 첫째예요?” 최경진 씨는 1분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남매에게 ‘누가 첫째, 누가 둘째’란 말을 하지 않는단다. 두 아이가 수평적으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때문에 두 아이는 서로 이름을 부르고 친구처럼 지낸다. 최경진 씨는 “쌍둥이를 키울 때 중요한 건 두 아이를 비교하지 않고 차별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 쌍둥이 아빠 김성철 씨, “두 배 힘든 쌍둥이 육아, 주변 조력자 도움 필요”

9살 딸 쌍둥이를 둔 김성철 씨. 그는 쌍둥이 육아엔 부모 외에 조력자가 꼭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돌 전 아기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붙어서 돌봐야 하는데, 부모 힘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며 “육아 돌보미 힘을 빌리거나 아이돌봄 제도 등을 이용할 것”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잘 노는 나이가 돼 돌아보니, 갓 태어났을 때 육아 돌보미를 활용한 덕에 부모들이 덜 지쳤다는 것. 그렇게 키운 딸 쌍둥이들은 3살 때부터 어른은 알아듣지 못할 말로 서로 온종일 대화를 주고받았고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다섯 번째 쌍둥이 아빠 민정기 씨, “18살 쌍둥이 아들, 이제는 든든한 친구”

민정기 씨는 고등학생 아들 쌍둥이 아빠다. 쌍둥이 위로 군대에 간 큰아들까지 뒀다. 자녀들 나이로 치면 쌍둥이 아빠 중 큰 형님뻘인 셈. 민정기 씨는 “18년 전엔 쌍둥이용 육아용품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며 “쌍둥이용 유모차가 너무 비싸, 유모차 2개를 철사로 연결해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쌍둥이라도 좋아하는 과목, 성향, 성격이 너무 다르다”며 “아이들이 각자 타고난 성향을 살릴 수 있도록 같은 걸 강요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판수 씨와 쌍둥이 남매

▲김판수 씨와 쌍둥이 남매

쌍둥이 아빠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할 수 있던 데는 자율출퇴근제가 한몫했다. 쌍둥이 아빠들은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데 이만한 제도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아빠가 자녀들 아침을 먹이고 보육 기관에 데려다준 후 출근할 수 있다. 일찍 퇴근한 날엔 ‘아빠와의 꿀 놀이 타임’도 가능하다. 김판수 씨는 “아내가 저보다 더 밤에 잠을 못 자니까 제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돌보곤 하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출근할 수 있으니까 좋더라. 아침에 제가 아이들 아침밥을 먹이고, 돌본 후에 출근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최경진 씨(왼쪽)와 김판수 씨(오른쪽) 가족

▲ 최경진 씨(왼쪽)와 김판수 씨(오른쪽) 가족

쌍둥이 부모란 공통분모는 업무에도 득이다. 최경진 씨와 김판수 씨는 출장지에서 서로 상황을 공감하며 서로 다른 업무 방식을 이해한 경우. 김판수 씨는 “출장 기간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동료끼리 업무 방식이 다르면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다. 저희는 출장 중에 아이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더 편해졌고, 업무 마무리까지 잘 됐다. 이만한 공감대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경진 씨는 “김판수 씨 아기 사진을 보니,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지금 얼마나 힘들지 공감도 되고… 쌍둥이 아빠들의 업무 요청 건은 괜히 더 빨리 처리하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출장지에서의 인연 덕에 김판수 씨는 최경진 씨의 아동 카시트를 나눔 받았고 덕분에 잘 사용하고 있단다. 자녀들 나이가 비슷한 데다 쌍둥이 육아용품을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보니 육아용품을 나누는 건 큰 도움일 수밖에 없다.

▲김성철 씨와 쌍둥이 자매

▲김성철 씨의 쌍둥이 자매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건 임신 과정부터 녹록지 않다. 김판수 씨는 “아내가 임신했을 때 임신성 당뇨가 있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쌍둥이 아이들은 몸집이 작아 산모가 많이 먹어야 하는데, 주사를 맞으면서까지 음식을 먹었다. 아내가 정말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김성철 씨는 “쌍둥이들은 대개 미숙아로 태어나는데 기초 체력을 다질 때까지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숙아용 분유는 일반 분유의 1.5~2배 가격인데 분유 1통을 3일 먹는다”며 “두 명이 먹는 한 달 분윳값과 기저귓값만 당시 70~80만 원에 육박했던 것 같다. ‘분윳값 벌러 회사 간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아빠들인 만큼 육아 아이템에도 훤하다. 황현철 씨는 “분유를 적정 온도로 덥히는 분유 포트가 꽤 유용하다. 그리고 젖병 소독기와 유축기도 꼭 필요한데 좋은 제품은 가격이 비싸니 중고 제품을 사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 밖에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건조기처럼 집안일을 돕는 전자제품도 큰 도움이 된다고.

▲황현철 씨의 쌍둥이 남매

▲황현철 씨의 쌍둥이 남매

쌍둥이 자녀를 키우는, 또는 키울지 모를 독자들에게 육아 팁을 전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 김판수 씨는 “쌍둥이 자녀 이름을 부를 때 매번 순서를 달리해 부른다. 또, 손잡고 걸을 때도 아빠 엄마 손을 번갈아 잡아 서운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정기 씨는 “생긴 게 비슷한 쌍둥이일지언정 생각이 같진 않더라. 아이들은 각자 잘할 수 있는 걸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한 가지를 두 명에게 동시에 강요하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은 진짜 똑같이 생겼는데, 한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몸무게도 적게 나가고 체력이 약해서 태권도를 3품까지 따도록 가르쳤다. 반면 다른 아이는 태권도가 안 맞더라. 오히려 공부를 더 좋아하고. 부모는 아이들이 잘하는 걸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자료출처 : 삼성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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