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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6차 세계경제포럼(이하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4차 산업혁명은 국내에서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이기며 그 위력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아직은 일상생활에서 4차 산업혁명을 체감하기 어렵지만 이미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미래 직업의 세계까지 바꿔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달라질 미래 세계의 모습을 미리 살펴봤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그리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일컫는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인터넷 통신망으로 연결되고, 인터넷을 통해 축적된 자료는 빅데이터로 빠르게 분석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인간의 행동까지 예측 가능한 세상이 온 것이다. 이런 변화로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직업이다.

한국고용정보원 김한준 직업연구팀 연구위원은 “현재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는 관심과 우려가 공존한다. 일자리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일자리가 확대되고 편리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미래 직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올해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사진=한국기원)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과 로봇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미래 직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올해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사진=한국기원)

금융 및 보험 관련 일자리 크게 감소할 것
제조업 분야에도 큰 영향 미칠 듯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이 미래 산업과 일자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과 로봇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되고, 2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돼 결국 510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칼 베네딕트 프레이 교수는 10월 28일 서울에서 개최된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 경제의 미래’ 콘퍼런스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의 47%는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이며, 노동력과 자동화 비용을 비교해 자동화가 타당할 경우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옥스퍼드대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가 2013년 발표한 공동 연구 보고서 <고용의 미래>에 따르면,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47%의 직업군은 텔레마케터, 권리분석사, 재봉사, 수학 조수, 보험인수심사원, 시계 수리공, 적화물 운송원, 소득신고원, 사진 현상원, 은행 텔러, 사서 보조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반면 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으로 대체되지 않는 직업군도 많이 있다. 사람과 직접적으로 대면해야 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관계 형성이나 감성적 스킬이 필요한 직업이 이에 속한다. 예를 들면 승무원, 피아노 연주자, 코디네이터, 미용사 등이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이 직업의 변화에 미칠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10월 24일, 올해 7월 6일부터 8월 19일까지 한국고용직업분류에서 종사자가 많은 직업의 재직자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향후 직업의 변화에 대해 살펴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를 진행한 김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이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그중에서 직접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변화하는 직업인들이 있다”면서 “그들이 4차 산업혁명의 변화를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미래 직업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44.7%는 “4차 산업혁명으로 현재 종사하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유력한 직종은 ‘금융 및 보험 관련직’으로 꼽혔다. 그 이유는 이미 금융권에서 인공지능 로보 어드바이저(Robo-advisor)와 핀테크, 인터넷 전문은행 등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현재 은행창구 사무원과 보험회사 직원들은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가장 취약한 직종으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증권업계 쪽에서는 ‘로보 어드바이저가 사람보다 수익률이 좋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재료, 화학, 섬유, 의복, 건설 관련직 감소 예상
정부도 미래 신기술 분야 인력 양성 확대방안 모색

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 분야에서의 일자리 감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료, 화학, 섬유와 의복, 건설 관련직,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 식품가공, 정보통신 종사자들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성직자, 육아도우미 등 사람들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타인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가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카, 스마트 의류, 빅데이터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와 함께 사회복지와 상담, 안전과 보안에 관련된 직종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래에 등장하는 ‘신직업’에 대해 한국고용정보원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빅데이터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입체(3D) 프린팅 관련직, 드론 조종사와 수리원, 생명정보학자, 전기차 정비원, 의료정보분석사, 가상현실 전문가, 로봇 전문가, 정보보안 전문가, 정보통신 전문가,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이 각광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무슨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김 연구위원은 “관련 업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전직’을 선택하거나 해당 분야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 층은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할 수 없는 영역, 즉 문제를 해결하거나 관계를 풀어나가는 인지능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미래 신기술 분야의 인력 양성을 확대하면서 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2016년부터 폴리텍대학 내에 신기술(하이테크) 분야 임베디드 시스템, 데이터 융합 소프트웨어, 의료바이오, 정보보안, 바이오 배양공정 등 5개 학과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8개 학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연구위원은 “현재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산업계의 신규 인력 수요와 재직자의 전직 수요에 대응한 초기 대응장치는 마련된 상황”이라며 “향후 4차 산업혁명으로 생기는 직업의 변화에 대해 민관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방법만이 다가올 불확실한 변화의 파고를 능숙하게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제공 · 한국고용정보원

[위클리공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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