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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살다보면 아주 작은 행동과 결정을 앞두고도 망설여질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내 판단이 틀리면 어쩌지?’ ‘누군가에게 질책이라도 받게 된다면?’…. 자꾸만 걱정이 앞선다. 걱정은 실수를 부르고 실수는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그럴 때 옆 자리 동료가 건네는 한마디는 뜻밖에 큰 힘이 된다. 삼성전자 임직원을 감동시킨 ‘결정적 한마디’는 뭘까? 삼성전자 뉴스룸이 그 사연들을 취재, 정리했다.

김수경(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제조기술센터)씨는 2년 전 생일 때 받은 손편지<아래 사진> 한 통을 지금껏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넌 잘될 거야. 정말 잘될 거야. 심히 잘될 거야. 진짜 잘될 거야. 아니 이 말로는 한참 부족해. 넌 말이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너보다 더 잘 풀리는 인생을 산 사람이 없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거야. 잘돼. 무조건 잘돼. 세상이라는 퍼즐의 한 조각이 되어라. 너 없이 완성될 수 없도록….”

편지를 쓴 이는 수경씨와 같은 조에서 조장을 맡고 있던 선배 황경선씨. “생일 축하한다며 선물과 함께 주셨어요. 사실 그때 좀 방황하고 있었거든요. 같은 조 선배들 전부 너무 일을 잘해 주눅이 들어 있었죠. ‘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저들을 따라잡을 수 없겠구나’ 싶고…. 성격도 둥글둥글한 편이 아니어서 이래저래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어요. 그래선지 그 편지가 더 각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 ‘너 없이 완성될 수 없도록 세상이라는 퍼즐의 한 조각이 돼라’는 말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수경씨와 경선씨는 이후 잠시 다른 조로 떨어져 지내다 최근 다시 한 조가 됐다. 경선씨는 수경씨가 2년 전 자신이 쓴 손편지를 아직 갖고 있단 사실이 마냥 고맙다. “수경이는 입사했을 때부터 함께 일하던 친구예요. 그래서 더 정이 갔고요. 다른 조가 됐을 때에도 오며 가며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그 편지는 수경이 생일에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며 썼던 건데 그렇게 힘이 됐다니 저도 감동이네요. 다시 함께 근무하며 보니 예전보다 한층 밝아져 제 기분도 무척 좋습니다.”

▲한동안 떨어졌다 최근 다시 한 조가 된 김수경(사진 왼쪽)씨와 황경선씨. 경선씨는 수경씨에게 “예전보다 밝아져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한동안 떨어졌다 최근 다시 한 조가 된 김수경(사진 왼쪽)씨와 황경선씨. 경선씨는 수경씨에게 “예전보다 밝아져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안일모(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팀)씨에게 ‘고마운 한마디’를 건넨 이는 역시 같은 부서 선배 황정훈씨다. “가끔 제 맘과 다르게 일이 잘 안 풀리곤 해요. 실수가 잦아지고 급기야 준비했던 과제가 엎어지기도 하죠. 그럴 때면 저 스스로가 부족해 그런 것 같아 힘들고 지칩니다. 한숨이 절로 나고 가슴도 답답하고…. 언젠가 비슷한 일로 좌절하고 있는데 황정훈 선배가 제게 그러더라고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실패도 경험이라고. 그 얘길 듣는 순간 ‘아, 정말 그럴 수 있겠다’ ‘아직 젊으니 더 많은 기회가 또 찾아올 거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벽에 부딪칠 때마다 마치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선배가 많아 매 순간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역시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장하영∙김진남 선배에게도 정말 고마웠단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듯 닮은 선후배’ 황정훈(사진 왼쪽)씨와 안일모씨. 매사 잘해보고 싶은 후배는 그 맘을 너무 잘 알아주는 선배에게 말했다. “제가 정말 고마워하는 것 알죠?”

▲‘다른 듯 닮은 선후배’ 황정훈(사진 왼쪽)씨와 안일모씨. 매사 잘해보고 싶은 후배는 그 맘을 너무 잘 알아주는 선배에게 말했다. “제가 정말 고마워하는 것 알죠?”

“8년여 전, 막 OJT[1]를 마치고 첫 과제를 맡았을 때예요. MP3 모델 개발 업무였는데 부서 선배들이 ‘나머지 부분은 우리가 처리할 테니 큰 부분 한 번 맡아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덕분에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인 제가 얼떨결에 프로젝트 ‘키(key)’를 쥐게 됐죠. 결과적으로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문제점도 나왔습니다.”

최순연(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서비스사업실)씨는 아직 업무에 서툴렀던 시절, 프로젝트를 망치고 사색이 됐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실수 때문이 아니라 당시 한 선배가 건넨 ‘통 큰 제안’ 때문이다. 주인공은 김귀연씨. “절 나무라지 않으시고 저 대신 관련 부서 담당자들을 대응해주셨어요. ‘같은 실수 또 하면 혼난다’는 얘길 듣긴 했지만 왠지 기분이 좋더라고요. 선배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 일 이후 제가 맡은 개발 업무에도 한층 재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김귀연(사진 왼쪽)씨와 최순연씨는 지금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다. 어느덧 9년차 개발자가 된 순연씨는 귀연씨에게 배운 ‘후배 응원법’을 자신의 후배들에게 종종 사용한다

▲김귀연(사진 왼쪽)씨와 최순연씨는 지금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다. 어느덧 9년차 개발자가 된 순연씨는 귀연씨에게 배운 ‘후배 응원법’을 자신의 후배들에게 종종 사용한다

그 일이 있은 지도 벌써 8년이 지났다. 자연히 순연씨에겐 더 많은 책임이 주어졌고 후배도 여럿 생겼다. “8년 전 제가 선배 덕에 자신감을 얻었듯 저도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합니다. 물론 저도 여전히 실수하죠.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업무에 관한 한 좌절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빨리 대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되더라고요.”

김지훈(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실)씨는 휴가 중이던 지난해 말 부서 선배 김지용씨에게서 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요즘도 가끔 떠올린다. “작년 4월 경력직으로 입사했고 그해 12월 예쁜 딸아이의 아빠가 됐습니다. 입사 8개월 만에 출산 휴가를 내게 됐는데 막상 자릴 비우려니 맘이 많이 불편했어요. 그때 메시지를 받았죠.”

“지훈아! 잘 보내고 있냐? 너 없으니까 일이 안 돌아가네. 핵심 멤버였어, 너. 다른 게 아니고 지난번 시험 어디서 누구랑 했었지? 제수씨 축하 드린다 전해주고, 핵심 인재 얼른 합류해라!”

▲김지훈(사진 왼쪽)씨와 김지용씨. 지훈씨는 “지용님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나 이 부서에서 인정 받고 있구나!’ 생각했고 복귀 후 더 열심히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훈(사진 왼쪽)씨와 김지용씨. 지훈씨는 “지용 선배의 문자 메시지를 받고 ‘나 이 부서에서 인정 받고 있구나!’ 생각했고 복귀 후 더 열심히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출산 휴가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 중 하나다. 하지만 실제 업무 현장에선 “다들 바쁜데 나만 쉬는 것 같아” 미안한 맘이 생기게 마련. 지훈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자메시지 속 짧은 한마디에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딸 유경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어 지용 선배님을 비롯한 부서원 모두에게 감사 인사 전합니다!”

▲김지훈씨의 딸 유경양은 무럭무럭 자라 얼마 전 생후 100일을 맞았다. 사진은 백일 떡을 배경 삼아 찍은 지훈씨네 가족 사진. 유경양을 안고 있는 이는 지훈씨의 어머니다

▲김지훈씨의 딸 유경양은 무럭무럭 자라 얼마 전 생후 100일을 맞았다. 사진은 백일 떡을 배경 삼아 찍은 지훈씨네 가족 사진. 유경양을 안고 있는 이는 지훈씨의 어머니다

서미리(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씨에게 ‘고마운 한마디’를 건넨 이 역시 같은 부서 선배 최은석씨다. “갓 스물을 넘긴 2007년, 의욕은 앞서는데 일이 맘대로 되지 않아 풀 죽어있을 때 해주신 말씀이에요. ‘스무 살인 사람은 시속 20㎞로, 서른 살인 사람은 시속 30㎞로 각각 달리는 자동차와 같아. 넌 아직 느리게 가잖아. 그만큼 갈 수 있는 시간이 많단 뜻이니까 차근차근 해보렴. 천천히 가면서 바깥 풍경도 보고 겨울이 가는구나, 봄이 왔구나, 계절도 여유롭게 느껴봐!’ 정말 감동적이었고 제게 큰 위로가 됐어요.”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서미리(사진 오른쪽)씨, 그리고 미리씨를 10년 넘게 지켜보며 든든한 조력자가 돼준 최은석씨가 햇볕 좋은 날,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어 포즈를 취했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서미리(사진 오른쪽)씨, 그리고 미리씨를 10년 넘게 지켜보며 든든한 조력자가 돼준 최은석씨가 햇볕 좋은 날,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어 포즈를 취했다

세월이 흘러 미리씨는 어느덧 ‘시속 34㎞로 달리는 자동차’가 됐다. “가끔은 시속 20㎞로 달릴 때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자책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선배님 말씀을 기억하며 조바심 내지 않고 즐겨보려 합니다. 만약 11년 전의 저처럼 지금 본인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내일보다 젊은 오늘, 조금만 더 힘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지나고 나면 전부 다신 못 볼, 멋진 풍경이니까요.”

김진곤(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셋톱박스사업팀)씨는 삼성전자 뉴스룸 운영진에게 23년 전인 1995년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해 GWP(Great Work Place, 삼성전자 사내 단합 행사) 당시 선배들과 함께 촬영한 것이었다.

▲1995년은 당시 ‘1년차 신입사원’이었던 김진곤(사진 첫 번째 줄 맨 왼쪽)씨가 든든한 선배들 덕분에 조직과 업무를 신뢰하게 된, 잊을 수 없는 해다

▲1995년은 당시 ‘1년차 신입사원’이었던 김진곤(사진 첫 번째 줄 맨 왼쪽)씨가 든든한 선배들 덕분에 조직과 업무를 신뢰하게 된, 잊을 수 없는 해다

사실 1995년은 진곤씨에게 여러모로 잊히지 않는 해다. “입사한 지 1년이 좀 넘었을 때일 거예요. 업무 도중 실수를 저질렀고 일이 좀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아직 신입이었던 전 어쩔 줄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고요. 바로 그때 당시 파트장과 선배 한 분이 오시더니 ‘걱정 마라. 이런 것 도와주고 처리하라고 선배가 있고 파트장이 있는 거다’ 하시더라고요. 그러곤 곧장 회의를 주재하고 관련 부서 담당자를 직접 만나 진짜로 문제를 해결해주셨습니다. 아직 어리고 사회 경험도 부족했던 제게 그 경험은 정말 큰 힘이 됐어요.”

▲세월이 흘러 김진곤씨에게 힘이 돼줬던 선배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지금은 그 자리를 든든한 후배들이 지켜주고 있다. 같은 부서 후배 이은하(사진 맨 왼쪽)씨와 성용준씨 사이에서 ‘V’ 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는 진곤씨

▲세월이 흘러 김진곤씨에게 힘이 돼줬던 선배 상당수가 회사를 떠났다. 지금은 그 자리를 든든한 후배들이 지켜주고 있다. 같은 부서 후배 이은하(사진 맨 왼쪽)씨와 성용준씨 사이에서 ‘V’ 자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는 진곤씨

어느덧 후배가 선배보다 많아진 김진곤씨는 예전 선배들에게 도움 받았던 것처럼 후배들을 돕기 위해 평소에도 노력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죠. 처음일수록, 새로울수록요. 불안해하거나 감정이 격해진 동료에게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감정부터 안정시킨 후 그 다음 일을 차분히 해결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선배들이 제게 그랬던 것처럼요. 누가 내 맘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더라고요.”


[1] On the Job Training. 업무 현장에서 직속 상사에게 받는 개별 지도나 교육

 



자료출처 : 삼성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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