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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뉴스룸

이 글은 스마트엔젤 봉사팀과 하상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인들이 함께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경기 참관 현장 이모저모를 봉사팀원 백인호(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씨의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입니다


“미국 진영 벽에서 방금 몸싸움이 있었어요. 아, 우리 선수가 페널티를 받아서 2분 동안 경기장 밖에 나가야 한대요. 대기하는 장소로 이동하고 있어요. 5명이서 잘 버텨줘야죠.”

“미국 선수들이 덩치도 큰 편이고 개인기가 화려하네요. 엇? 지금 우리 선수가 넘어졌는데, 큰 부상은 아닌 듯해요. 금방 다시 일어났어요!”

지난 13일, 한국과 미국의 파라 아이스하키 경기가 한창인 강릉 아이스하키센터는 응원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응원하는 모습은 여느 관람객과 다르지 않았지만 둘씩 짝지어 앉아 연신 옆자리 짝꿍에게 경기를 중계하고 이를 경청하는 이들이 눈에 띕니다. 하상장애인복지관의 시각장애인들과 삼성전자 스마트엔젤 봉사팀이 그 주인공인데요. 평소 스포츠 경기를 ‘직관(직접 관람)’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각장애인들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현장을 방문,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성화봉송의 감동,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현장까지 쭉!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백인호님과 시각장애인 김차용님
▲안녕하세요, 스마트엔젤 봉사팀원 자격으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현장을 찾은 백인호입니다(사진 왼쪽). 오늘 제 파트너인 이차용씨의 표정이 참 밝죠?

저희는 삼성전자의 임직원 봉사팀인 ‘스마트엔젤’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치고 불편한 점을 함께 개선해오고 있죠. 오늘은 저희와 5년째 함께하고 있는 하상장애인복지관 시각장애인들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 일행이 관람할 종목은 파라 아이스하키. 한국 대(對) 미국 경기입니다. 시각장애인도 불편하지 않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각자 파트너를 정해 한 몸처럼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저와 함께 하루를 보낼 이차용 씨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스마트엔젤 봉사 활동으로 처음 만나 지난 4일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나란히 참여했거든요. 차용 씨는 “그때의 감동이 아직 생생해 당시 입었던 옷을 오늘도 입고 나왔다”며 활짝 웃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추억을 하나 더 만들 수 있겠죠?

오늘 함께하는 분들 중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주자, 부주자,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주자 등 성화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 다섯명 더 있습니다. 김호식 하상장애인복지관장님, 역시 스마트엔젤 봉사팀원인 동료 김현영(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B2B서비스그룹)씨 등이 눈에 띄는군요. 다들 저나 차용 씨처럼 그날의 감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리라 짐작해봅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현영씨와 어머니, 여동생 김현영(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글로벌모바일B2B팀, 스마트엔젤 봉사팀원)<사진 맨 오른쪽>

“오늘 봉사 현장엔 엄마와 여동생도 특별히 함께 왔어요. 스마트엔젤 봉사단에 들어온 건 1년쯤 됐는데요. 이전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스마트폰 접근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봉사단 활동을 계기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화봉송에도 참여할 수 있었고요. 남을 돕는 일이라지만 오히려 얻어가는 게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 한복판에 있는 듯
박진감 ‘만점’

강릉 올림픽파크 내의 카트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에서 두 시간 반쯤 달렸을까, 어느덧 강원도 강릉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일행을 가장 먼저 반긴 건 따뜻한 햇살, 그리고 시원한 바람! 게이트 입장 후 걸어서 10여 분 걸리는 강릉 아이스하키센터까진 카트<위 사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현장을 찾은 장애인들의 편의를 위해 경기장 곳곳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있었습니다. 경기장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디자인[1]’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현영씨가 시각장애인 김호식씨에게 경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분은 궁금하실 겁니다. ‘시각장애인이 스포츠 경기를 어떻게 관람(觀覽)하지?’ 맞습니다. (관람의 사전적 정의처럼) 경기 광경을 ‘살펴볼’ 순 없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파트너가 필요한 겁니다. 제가 차용씨의, 다른 단원이 다른 시각장애인의 캐스터 겸 해설자 역할을 해주는 거죠. 뛰는 대신 썰매를 타고 이동하는 점, 두 개의 폴(pole)을 이용해 얼음을 지치고 나아가는 점이 다를 뿐 파라 아이스하키의 규칙은 아이스하키와 동일합니다. 거칠고 빠르기로 소문난 아이스하키와 마찬가지로 한국 대표팀이 미국과 펼친 이날 파라 아이스하키 경기 역시 굉장히 역동적이었습니다.

한국 대 미국 파라아이스하키 경기 장면

시각장애인은 앞이 보이지 않아 경기장에 있어도 실시간으로 경기에 반응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두가 박수칠 때 영문을 모르니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잦죠. 하지만 오늘은 문제 없습니다. 저를 비롯한 스마트엔젤 봉사팀원들이 쉴 새 없이 경기를 중계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이날 우리 일행은 누구 하나 소외된 이 없이 쓰러진 선수가 일어나면 환호했고, 회심의 슛이 상대편 골리(아이스하키의 골키퍼 역할)에게 막혔을 땐 “괜찮아, 괜찮아!”를 외쳤습니다.

2피리어드가 끝나고 쉬는 시간, 우린 릴루미노를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릴루미노, 다들 아시죠?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활용, 시력이 낮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시야를 제공하는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입니다. 평소 릴루미노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저(低)시력인 김혜일씨가 가장 먼저 체험에 앞장섰습니다. “어, 보이는데요?” 혜일씨의 첫마디였습니다.

릴루미노를 사용해 저시력인 김혜일씨가 경기를 보고 있다
김혜일(저시력인)  

“전반 경기도 스마트폰으로 확대해 조금씩 보긴 했는데, 진행이 생각보다 훨씬 빨라 움직임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릴루미노를 쓰고 보니 아직은 흐릿하지만 선수들이 보이더라고요. 스코어보드도 볼 수 있었고요. 웹과 앱의 접근성 관련 업무를 하고 있어 예전부터 릴루미노에 관심이 많았는데요. 릴루미노로 경기장의 전체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경기 내내 신나게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이 순간만큼은 장애와 비장애 간 경계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경기 결과는 8대 0으로 미국 승리. 비록 득점은 못했지만 우리 대표팀도 잘 싸워줬습니다. 경기 종료 직후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최선을 다한 두 팀 선수 전원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갤럭시 세상을 위해

강릉 올림픽 파크의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에서 릴루미노를 체험하고 있다

경기장을 나와 강릉 올림픽파크에 위치한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최신 갤럭시 제품과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경기 때 사용했던 릴루미노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를 관람하는 모습

사실 시각장애는 다양한 증상을 동반합니다. 릴루미노는 개인마다 다른 증상에 최대한 맞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색반전 △ 윤곽선 강조 △화면색상 필터 △색대비 및 밝기 조정 △부분시야 재배치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오늘 함께한 저시력인들은 릴루미노 체험존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요. 릴루미노를 착용하고 갤럭시 패럴림픽 쇼케이스의 다른 체험존을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기어 VR을 착용한 후, 곧이어 미소가 지어지는 모습을 보는 일은 언제든 짜릿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은 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패럴림픽 쇼케이스에서 저시력인들이 갤럭시 S9을 체험하고 있다

자, 이제 스마트엔젤 봉사팀의 노고가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하상장애인복지관의 시각장애인들이 쇼케이스에 비치된 갤럭시 기기를 제법 능숙하게 다뤘거든요. 이날 쇼케이스 현장을 찾은 시각장애인들은 새로 출시된 갤럭시 S9의 접근성 기능에 대해 설명 듣고 체험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경기 관람 봉사로 시각장애인에게 더 나은 사용자경험(UX)을 디자인하는 제 일에 다시 한번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한 노력, 더 나은 사용자경험(UX) 디자인을 위해 저희는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1] 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턱을 최소화한 공간 디자인



자료출처 : 삼성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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