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발효 3개월 만에 일본에 나타난 변화는?
- 일본이 성공시킨 CPTPP, 발효 후 소고기 수입 급증 -
- CPTPP와 일-EU EPA로 미국 입지 약화 조짐, 향후 일-미 통상교섭에 주목 -
지난 1월 19일에 열린 CPTPP 발효 기념식
자료: 일본 내각관방
□ CPTPP 가입국으로부터 소고기 수입 급증, 세이프가드 발동 우려
ㅇ 3월 7일,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CPTPP 발효 후 2개월간 일본의 소고기 수입량이 전년대비 24.5% 증가한 9만669톤을 기록함.
- 일본의 소고기 주 수입국은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캐나다 등 CPTPP 4개국과 미국임. CPTPP 발효 후 관세가 38.5%에서 27.5%로 떨어지며 CPTPP 참가국으로부터 5만5447톤을 수입, 전년대비 28% 증가
- 특히 CPTPP 발효로 새롭게 관세인하 효과를 본 캐나다와 뉴질랜드산 수입이 급증, 전년대비 수입 증가율이 344.9%, 133%를 기록
- 그중에서도 냉동 소고기 수입이 급증해 세이프가드 발동 가능성이 높아짐. 세이프가드는 매년 4월부터 분기별 누계 수입량이 전년대비 17% 이상 증가한 경우 발동되며 관세가 38.5%에서 50%로 올라감. 최근에는 2017년 8월에 발동된 바 있음.
- 육류 수입업자들 사이에서는 1월 수입량이 예상보다 많아 발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음. 상사 등으로 구성된 일본 식육수출입협회 담당자는 “2월 들어 수입 속도가 줄고 있으나 동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시
- 그러나 일본 요시카와 농림수산대신은 세이프가드가 발동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하는 한편, 스가 관방장관은 수입업자들이 12월 말 수입 예정물량을 관세가 인하되는 1월로 미룬 것이 급증한 요인이라고 밝힘.
일본의 국가별 소고기 수입 현황(단위: 톤)
국가 | 2018년 | 2019년 | 전년동기대비 | |||
1월 | 2월 | 1월 | 2월 | 합계 | ||
미국 | 14,467,938 | 14,976,954 | 17,547,102 | 17,464,512 | 35,011,614 | 18.9 |
캐나다* | 511,745 | 538,616 | 2,714,606 | 1,958,847 | 4,673,453 | 344.9 |
뉴질랜드* | 777,190 | 723,775 | 2,319,055 | 1,178,073 | 3,497,128 | 133.0 |
호주* | 19,040,960 | 20,093,641 | 26,737,425 | 18,352,183 | 45,089,608 | 15.2 |
멕시코* | 822,428 | 843,568 | 1,181,969 | 1,005,286 | 2,187,255 | 31.3 |
전 세계 | 35,631,190 | 37,184,867 | 50,574,287 | 40,095,127 | 90,669,414 | 24.5 |
주: 1) 호주는 기존 일-호주 EPA 체결로 관세 변동 없음.
2) *은 CPTPP 가입국
자료: 일본 재무성 수출입 통계
CPTPP 발효 이후 저렴해진 소고기
자료: 일본 쇼교카이 신문 전자판 "http://shogyokai.jp/articles/-/1311"
ㅇ 소고기 수입에서 CPTPP에 참가하지 않은 미국의 입지가 약화
- 1~2월 수입 소고기 중 미국산 점유율은 39%로 2018년 평균 41%에 비해 낮아짐. 또한 4월 1일을 회계연도 첫날로 보는 일본에서 2019년 4월 1일부터는 협정 2년째가 돼 CPTPP 가입국의 소고기 관세는 26.6%로 더욱 낮아질 예정임.
- 수입량 급증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되더라도 CPTPP 가입국은 협의를 통해 제외될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미국만 대상이 돼 높은 관세를 물게 된다면 더욱 입지가 약화될 수 있음.
ㅇ 일-EU EPA로 돼지고기에서도 미국산 약화 뚜렷
- 日 재무성이 28일 발표한 2월 돼지고기 수입실적에서 미국산은 14% 감소한 반면, 유럽산은 54% 증가했음. EPA 발효 전 후 수입 국별 점유율을 비교하면 EU는 2018년 평균 35%였으나 발효 후 올해 2월 44% 급성장했음. 반면 미국은 28%에서 23%로 하락
□ 식료품에서도 CPTPP 국가의 관세 인하와 수량 확대 예정
ㅇ 수입 밀 마크업(관세) 인하, 기업도 밀가루 제품에 가격 반영
- 3월 8일 일본 농림수산성은 올해 4월기(4~9월) 수입 밀 정부 매도가격을 주요 5개 품종 평균 1.7% 인하한 톤당 5만 4630엔으로 발표함.
- 정부 매도가격은 매년 4월, 10월 반기별 검토하며 이번 가격 인하는 2년 반 만에 이루어진 것임. 밀은 일정 규모 내에서 무관세이나 마크업 제도가 실질적인 관세 역할을 해왔음. 이번 가격 인하는 CPTPP에 의한 마크업 인하로 가입국인 캐나다와 호주산에만 적용되며 그 외 수입국인 미국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됨.
- CPTPP에서는 발효 9년 째에 일본의 밀 마크업 가격을 45% 삭감하기로 결정함.
· (참고) 마크업: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산과 국내산의 가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매입 시 부과하는 가격
- 일본 제분 대기업 닛신제분그룹은 이번 밀 가격 인하를 그룹 각사가 판매하는 밀가루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 밝힘.
ㅇ 호주 쌀 수입쿼터도 늘어나 외식업계 관심
- CPTPP로 호주산 쌀의 일본 수입쿼터가 4월부터 현재의 3배인 6000톤으로 늘어남. 국내산보다 30~50% 저렴해 외식업계의 관심이 많음.
□ 4월부터 재개 예정인 미-일 통상 교섭, 과연 행방은?
ㅇ 입지 약화가 뚜렷하자 일본에 더욱 강한 요구를 준비하는 미국
- 지난 3월 19일 발표된 미국의 대통령 경제보고서에서 대일 무역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엄격한 자세가 재차 확인됨. 특히 주목할 것은 미국 정부에 의해 공식적으로 “미일 FTA”로 표기한 것임. 보고서는 FTA를 맺으면 경쟁 조건을 대등하게 할 것이라 강조
- 반면 일본은 미국과의 통상교섭을 TAG, 상품교역에 한정하는 것으로 수차례 강조해왔음.
- 노무라금융솔루션 키우치 연구원은 미국 보고서에 FTA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관세, 비관세 장벽이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 수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서술한 점에서 농산물 관세 인하 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 논의까지 내포한 것이라 해석함.
ㅇ 양국의 통상협의, 4월 처음으로 장관급 협의 조정 중
- 지난 2월, 미국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3월 일본을 방문해 첫 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음. 특히 CPTPP와 일-EU EPA 발효로 미국 농산품의 수출 경쟁이 불리해짐에 따라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함. 그러나 일본에서는 5월 말 미국 트럼프의 방일을 앞두고 4월이나 5월 각료급 회의 개최를 희망
- 미국의 강경한 자세에 이번에는 아베 총리가 4월 말 방미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함. 북한 문제와 더불어 통상 이슈에 대해서도 미국에 재차 일본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임. 5월과 6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이 예정돼 있어 이례적으로 3개월 연속으로 회담하게 됨.
- 이러한 상황에서 4월 3일, 미일 정상회담에 앞선 4월 15일과 16일, 모기 경제재생담당대신과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첫 각료급 회의를 워싱턴에서 개최하기로 발표함. 첫 회의에서는 FTA와 TAG의 용어에서 나타난 양국의 입장차이, 즉 협상 대상의 범위를 정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임.
- 미중 통상 협상이 예정보다 길어짐에 따라 일본과의 통상 협의가 다소 지연된 부분도 있음. 4월 첫 장관급 협의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항해 다자간 통상협정을 주도하며 CPTPP와 일-EU EPA를 성사시킨 일본이 과연 어떤 자세로 임할지 귀추가 주목됨.
자료: 일본 내각관방, 일본 재무성, 농림수산성, 닛케이신문, 노무라금융솔루션 등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